여왕 김연아의 마지막 경기는 소치 올림픽, <Adios Nomino>곡에 맞춰 프리 연기를 하면서 오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를 추앙했던 사람들에게 인사하기에는 최고의 선곡.
<Adios Nomino>는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을 세계의 음악으로 만들었던 거장 피아졸라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을 기리며 만든 곡이다. 아빠의 애칭은 Nomino.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선물해준 반도네온으로 피아졸라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 수 있었다.
간만에 울산을 찾은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 그가 이끄는 밴드의 마지막 선곡은 <Adios Nomino>. 피아졸라 서거 30주년을 기념한 'Adios Piazolla LIVE TANGO'에 걸맞는 선곡이다. 피아니스트 조영훈만의 카덴차(협주곡에서의 즉흥 독주곡)를 시작으로 반도네온의 묵직한 음색이 도드라진 곡에 관객들은 흠뻑 빠져들었고 곡이 끝날 때 아쉬움의 박수를 쏟아냈다.
2시간 정도의 공연은 초가을 느낌이 나는 서정적 레파토리가 많았다. 원곡이 그러할까 아니면 반도네온의 음색과 탱고 멜로디가 원래 그런 분위기를 만들까. 연주 중간중간 아르헨티나 탱고 댄서가 관객의 시선을 끄는 동안에도 반도네온은 바이올린, 피아노, 베이스, 비올라, 첼로와 어우러지며 관객의 가슴을 들었다 놨다 했다. 중간 휴식 이후 등장한 퍼커션 연주는 곡에 현대적 색채를 입혔다. 탱고 연주자가 걸어들어 올 때 퍼커션 연주만으로 만드는 분위기도 좋았다.
김연아는 시니어 무대를 <El Tango do Roxanne>라는 탱고 곡으로 시작했다. 이제 여왕은 떠났고 누가 다시 탱고 곡으로 위대한 시작을 알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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