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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야기

족구, 노래방 그리고 영어

by SmartSympathy 2022. 9. 22.

 윗집 막내가 얼마전 같은 그룹사에 입사를 했다. 축하도 할 겸 해서 어제 퇴근 후 바닷가 조개구이집에서 만나 소주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었다. 

 신입이라 모든게 낯선데, 현장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부서에 근무하다보니 더욱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업무와 연관된 조직이 워낙 많다보니 실무진이나 책임자들과  일주일에 두세 차례 얼굴 익히는 저녁 모임도 많다하고. 그러면서 버티자 버티자를 매일 입에 달고 사나보다. 그런데 얘기하는 표정은 편안한 느낌이 묻어난다. 뭐랄까 안정감 같은. 

 좋아하는 운동, 직장에 다니면서 하고픈 워너비, 차 동호회 활동 등 생활의 소소한 재미를 얘기하니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보통 남자들이 가장 자유로울 때가 군대 가기 전 몇 달, 직장 잡고 결혼하기 전 몇 년이라고 한다. 귀하고 좋은 시간이니 잘 즐기길. 

 직장생활 시작하면서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 얘기해주었다. 내가 신입사원 대상으로 기업가치에 대해 강의를 가끔 하는데 짬짬이 얘기하는 내용이다. 족구, 노래방 그리고 영어. 

 제조업은 몸으로 하는 운동에 핵존심을 발휘하곤 한다. 부서 대항 체육대회의 열기는 엄청 뜨거워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하고, 선수 출신 신입사원을 서로 데려가려 다투고 겨우내 특훈을 하기도 한다. 그런 대회는 아무나 출전할 수는 없다. 대신 야유회 때의 족구는 누구도 피하지 못한다. 봄, 가을에 팀이나 부서 단위로 야유회를 가는데 보통 산행 후에 가든 같은 식당에 간다. 한잔 걸치고 꼭 족구를 한다. 승부 보다는 재미로 하지만 못하면 쪽팔린다. 매년 하는 야유회 그리고 족구는 피할 수가 없다. 개발이라면 입사 때부터 축구공 사서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 

 회식을 하고 나면 노래방에 많이 간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좀 달라졌지만 요만한 오락꺼리가 없으니 곧 많이 다닐테다. 댄스, 발라드, 트롯, 최신 유행가 별로 두어곡은 레파토리가 있는 것이 좋다. 분위기 업 시키진 못해도 싸늘하게 하면 오랫동안 싸늘해진다. 

  영어는 줄기차게 발목을 잡는다. 1~2년에 한번씩 계속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초반에 확 땡겨주는 것이 좋다. 표창이나 연수  대상자 선발할 때 부서마다객관적 평가라는 것이 어렵다 보니 영어 점수를 많이 한다. 신입 초반부터 영어점수 확 높여두면 두고두고 혜택도 많이 보고 귀찮은 일도 적다. 

 조개를 굽는 내내, 술잔을 기울이는 내내 깍뜻한 태도를 보인다. 같은 근무복을 입고 있고, 연차도 20여년이 훌쩍 차이가 나니 사석이라도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겠다. 길가다 마주치는 동네 삼촌처럼 지내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