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공감의 글쓰기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 4회만에 국내와 전세계 네플릭스 상위권으로 올라갔다. 자폐를 정면으로 다루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은 재판 준비 과정이다. 박은빈이 연기한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는 통찰력이 좋아 의뢰인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영우가 복잡한 상황을 꿰뚫어 보는 순간 늘 고래 이미지가 등장한다.
왜 고래를 통찰의 상징물로 사용했을까? 고래의 생태는 다양해서 상황에 맞는 소재를 끌어올 수 있다. 귀신고래의 출산 장면을 본 과학자가 아무도 없듯 고래는 신비한 아우라가 있어 우병우 변호사의 매력과 닮아 있고, 산업화 사회에서 고래가 약자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바다의 표면을 박차고 힘차게 올라가고 물을 높이 뿜어내는 장면이 통찰의 이미지와 닮아 있기도 하다. 여느 물고기와 달리 고래는 인간처럼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포유류라는 점에서 감정 이입하기 쉽다는 점도 고려되었을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화에선가 이준호가 우영우를 대회의실로 안내하는 장면이 있다. 벽면에 걸린 대형 고래 그림을 발견한 우영우의 표정과 몸짓, 눈빛을 통해 전해오는 주인공의 감정을 나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고래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는 편한 사람인 이준호가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라는 고마움.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어 정서적 교감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아빠가 다쳐도 무심하고 누구와 얘기하다가도 용건이 끝나면 그냥 돌아서곤 했다. 재판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밥을 차려본 적이 없음을 자각한 주인공이 아빠를 위해 도시락을 사서 가는 대목이 있다. 우영우가 장애를 딛고 공감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의 100일 글쓰기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100일 글쓰기를 통해서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글쓰기가 조금 편해졌다. 자연스럽게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는 소재적 글쓰기를 하고, 문단을 주제문과 뒷받침 문장으로 구성하며 글을 쓴다. 이번 42기 100쓰를 통해 생활에서 의미있는 글감을 찾거나, 매일의 제조업/DT 전문적 영역에서의 경험을 풀어내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 우리 사회에 공감할 수 있었고 연대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다. 이제 혼자만의 글쓰기가 아니라 공감하는 글쓰기로 나아간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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