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설계 및 건조를 위한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은 물리적 자산이나 객체, 프로세스 등을 디지털로 모델링 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공간에 존재하는 물리적 환경과 컴퓨터 상에 존재하는 사이버 환경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의 기술발달에 힘입어 서로 연계되고 상호 작용해야 의미가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캐드나 가상 시뮬래이션 분야에서 발전 시켜온 개념이고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이하 CPS) 개념은 주로 제어 계측, 공정 모니터링 쪽에서 사용해온 용어이다. 디지털 트윈과 CPS가 기술 규격을 갖고 있는 고유한 체계가 학술적 개념이 아니라서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주의하자.
현실세계를 완전하게 디지털 모델로 만드는 것은 컴퓨터 성능이나 저장공간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 목적에 맞게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선박 건조를 위한 디지털 트윈은 어떤 형태이고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왔을까?
조선소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재발주와 설계 편의 목적으로 3D 모델링 수준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왔다. 2D 도면 기반으로 선체와 의장 상세설계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3D 모델링으로 생산설계를 수행한다. 생산설계 단계에서 작업을 위한 상세한 도면과 함께 부재 하나하나의 상세 규격을 정의한 BOM(Bill of Material, 자재정보리스트)를 만들어 POR(Purchase order Requisition, 구매 발주 요청서)을 구매 부서로 보내거나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가공 데이터를 만든다. 주요 장비 메이커로부터의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설계 시점과 맞지 않은 경우에는 모델링 기반이 아닌 수기 작성으로 자재발주를 한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 선박에 대해 완벽하게 모델링하지는 않는다.
주요 시스템에 대해서는 설계정보가 3D 모델링으로 구현되어 있으므로 선박의 디지털 트윈 정보는 설계 디자인 리뷰에 활용되고 있다. 모델링 작업이 끝나고 강재절단(Work Commence, W/C) 시점 전에 설계 전체가 모여서 시스템 별, 공간 별 적합성 및 편의성을 점검한다. 일부 선주의 경우 디자인 리뷰를 요청하기도 한다. 설계 모델 정비를 위한 추가의 작업이 필요하므로 비용이 청구된다.
설계 모델은 엔지니어링에도 활용되고 있다. 선체생산설계에서 만들어진 3D CAD model은 유한요소해석(Finite Element Method, FEM)을 위한 model로 변환되고 조립 시의 뒤집는 공정, 이동 및 탑재 과정에서의 변형 방지를 막는 해석을 하는데 사용된다. LPG나 LNG 화물 운반선과 같이 저온 화물을 취급하는 선박은 파이프 3D CAD model을 열해석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최근 생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디지털 트윈이 활성화 되고 있다. 설계 모델을 활용하여 생산 단계의 l생산성을 높이자는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모델링의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모델링 데이터에 자재정보인 BOM을 연계하면 생산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BOM에 공정정보까지 연계되면 생산관리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기존에는 작업 대상을 도면을 보고 작업 내용을 이해했는데 3D 모델에서 각 시스템 별로 조회할 수 있고, 자재의 준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여러 공종의 작업이 한꺼번에 진행되는 경우 작업 순서를 사전에 조율함으로써 낭비를 막을 수도 있다.
시운전 단계에 HiLS(Hardware in the Loop)와 같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는 시도가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고 본 선박에 적용되었다. HiLS는 위에서 언급한 선박 모델링 기반의 디지털 트윈과는 다른 형태이다. 실제 사용되는 제어기와 소프트웨어 모델을 연결하여 제어 알고리즘을 미리 구현해보고 다양한 시나리오로 극한 시험을 수행한다. ‘22년 4월에 한국조선해양에서 열린 스마트선박 HiLS 시연에서는 전기추진 시스템, 통합제어시스템, 자율운항 시스템이 검증되었다. 통상적 시운전보다 6개월 앞서 열린 HiLS 시연을 통해 문제점을 사전에 발굴할 수 있었고 시운전 일정을 단축할 수 있었다.
공장 및 조선소 작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트윈도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조선소에서 블록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가장 먼저 시도된 대상은 블록이었다. 블록을 운반하는 트랜트포터에 GPS 및 하중 센서를 부탁하고 모니터링 함으로써 블록 물류가 실시간으로 관리되고 생산 선반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이외 지게차, 하이랜더, 트레일러, 카고트럭에 대한 위치도 관제되고 있다. 현장에서 작업을 위해 선청한 자재가 어디에 배송되었는지, 도크에서 바로 선박에 탑재하는 장비를 실은 차량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정보가 제공되어 JIT 구현에 한발 더 다가갔다. 도크에서 블록을 탑재하는 크레인의 붐의 권상 중량 및 각도, 선회 및 주행에 대한 디지털 데이터는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응을 하거나 안전 운전 범위 설정 및 장기적으로 조건 기반 예지보전에 사용될 수 있다.
조선소 작업장서의 디지털 트윈이 단순히 생산 공정을 모니터링하고 작업자가 판단하여 제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다. 선행도장 공장의 경우 제습기나 히터 및 VOCs(Volatile Organic Compounds,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장치와 같은 장비를 디지털 트윈을 통해 제어하고 있다. 기존 수작업으로 제어하던 수준보다 훨씬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대기오염물질도 저감시켰다. 도장 작업을 할 블록이 공장으로 입고되면 설계 시스템으로부터 도장 사양을 불러오고 요구조건에 맞는 온습도 조건이 유지되도록 장비가 운행한다. 도장 작업이 끝나는 것을 자동 인식하고 경화 및 가사시간을 고려해 장비 운영이 중단되고 블록 이동을 위한 작업요청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선박의 디지털 트윈과 조선소 작업장의 디지털 트윈은 결국 하나의 디지털 트윈 행태로 융합되어 운영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작업 내용에 대한 사전 준비 수준이 높아져 품질 실패를 방지할 수 있고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공정 상세 실적 데이터가 축적되면 제작 공정 전반에서 버퍼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고 전체 리드타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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