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병원에 입원하고서 일주일이 지나간다. 이제는 입원실 고인물이 되어 즐겁게 지낸다. 집에서는 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많이 듣는데 병원에서는 누가 뭐라 안하니 천국일게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기도 하고, 어른들이 와 있어도 아픈 애에게 휴대폰 그만 보라 얘기 못한다. 내가 있으면 같이 인근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을 먹는다. 아이 또래에게 편의점은 해방구인데 부모가 같이 가니 자기를 이해해주는 느낌을 받나보다.
지난주는 많이 아파 보여 책 이야기를 건너 뛰었지만 오늘은 고렇겐 못하지. 병실에 가져다 둔 <아라비안나이트>(미래엔아이세움,2018)는 일주일 내내 처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주도 건너뛰고 싶어하는 막내와 낭송 배틀을 하며 책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이긴 사람이 읽고 싶은 목차를 고르기로 하니 막내는 제일 짧은 '괴물섬'을 고른다. 등장인물마다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낭송했다. 난 그 다음 편인 '게으름뱅이 모하메드의 모험'을 목청 높여 읽었다. 막내는 책의 마지막 '천일이 지난 뒤' 편을 읽은 뒤 "끝~~~"이라 외치며 후다닥 책을 덮었다.
간식을 먹으며 휴대폰으로 녹음해둔 이야기 낭송을 재생하니 재미있게 들린다. 소설의 문체가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이라 귀에 쏙 들어온다. 다음에 낭송을 할 기회가 있으면 이렇게 구어체 책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 전자기기를 통해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도 색다르다.
기원 후에서 10세기 전까지의 한국, 로마, 아랍 역사와 문화를 한달여 동안 경주여행, 책, 영화 <글래디에이터>(감독 리들리 스콧)로 둘러보았다. 이제 10세기를 넘어서 15세기 정도의 역사를 찾아가볼 차례이다. 주말에 막내와 얘기 나눌 책을 미리 주문해야겠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58409279
아라비안나이트 - YES24
환상적인 이야기와 신비한 모험이 가득한 『아라비안나이트』『아라비안나이트』는 원래 페르시아에서 모은 고대 설화집인 ‘천의 이야기’를 토대로 인도와 이란, 이라크, 이집트 등에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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